내 창2018.06.23 18:44
강낭콩 다섯 알을 얻어와  빈 화분에 심으니 떡잎이 나더니 금세 쑥쑥 자라났다. 식물 키우는 재미가 나서 열 알을 더 얻어와 심었다.
여름 햇빛을 받고 자라는 초록 이파리가 정겹다.
사는 것이 지루하고 답답하여  강낭콩을 들여다 보니 숨이라도 쉬어졌다.
일 주일에 하루나 이틀은 노래를 부르고, 금토일 주말엔 치매를 앓고계신 시모님을 모시고, 나머지 시간은 책을 보거나 바하인벤션을 치거나 졸며 자며 세월을 보낸다. 그 어느 것도 똑똑하거나 선명하지 못하고 트미하고 한심하다.
내 친구 상기가 많이 보고싶은 날이다. 그녀는 이제 편안하려는지.

'내 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콩 바라보기  (0) 2018.06.23
노래부르기  (0) 2018.06.21
딸의 세계  (0) 2017.11.14
책책책  (0) 2017.10.02
세 가지  (0) 2017.08.18
내 집 새 집  (0) 2017.08.05
Posted by 잠만보만세
내 창2018.06.21 23:23
젊은 선생님들 틈에 낑겨서 저렇게 최고로 큰 얼굴을 내밀고 노래를 불렀다.
한 시간  무대에 서기 위해 3월부터 15주간 그 먼 땅 강남을 찾아다녔다.
내가 다녀보지 않은 대학교에 선생님이 되어, (그것도 원로교사가)  목요일 밤마다   가서  남촌을 부르고 넬라판타지아를 과수원길을 불렀는데 힘들었지만 참 행복했다.
(덕분에 강남 가서 벌점15점 6만원짜리 딱지도 떼었다)
내 속에 노래 세포가 살아있었는가 왜 이제 나왔냐...싶게 노래는 즐겁고 즐겁고 음악은 아름다웠다.
지휘자 교대 교수님  너무 멋지심.
합창연수는 발표회로 끝이 났다. 그리고 나는 교사합창단에 이름을 넣어놓고 회비도 듬뿍 내고 월요일 화요일에 노래부르러 다닌다.
갑자기 노래를 하게 된 건 성가대에서 앨토를 일 년 정도 하다 보니 어찌어찌 목청이 트여서 소프라노를 하겠다고 검색을 하다보니 내 나이로 활동할 수 있는 아마츄어 직장인 합창단이 없었다. 실버가 되기 직전이라 (나이로는 이미 실버에 진입해 있다) 마지막 노래혼을 활활 불태울 때라 생각해서 죽기살기로 노래를 불러제끼고 있다.
그래서 성가대는 그만두고 말았다. 신앙적인 문제도 있는데 이게 찬양이 안되고 내가 내 노랫소리를 뽐내고 싶어하고 드러내고 싶어해서 그만 두어버렸다.  성가대원 중에는 직업으로도 바쁘고 악보를 볼 줄 몰라 가사만  듣고 부르시는 분들도 많으신데 그 분들이 목청껏 노래 부르시는 것이 음정을 맞고 틀리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진짜로 했다.
어쩌면 좀 쉬다보면 성가대석에서 찬양을  다시 하고싶은 마음이 생겨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회중석에서도 찬양을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갑자기 내 인생에 노래가 찾아들고 음악이 찾아오다니 이게 웬일인가.
혹시 도피는 아닐지.

'내 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콩 바라보기  (0) 2018.06.23
노래부르기  (0) 2018.06.21
딸의 세계  (0) 2017.11.14
책책책  (0) 2017.10.02
세 가지  (0) 2017.08.18
내 집 새 집  (0) 2017.08.05
Posted by 잠만보만세
여행수첩2018.01.27 23:11

진도 국립국악원에서의 4박5일은 참으로 뜻 깊었다. 내 친구 선희와 같이 광클릭에 성공하여 국악연수 체험에 참가하게 되었다. 올려다보이는 흰눈 덮인 산, 아침을 열면  밤새 쌓인 소복한 눈에 흰 발자욱 내던 새로움.
예향. 남도. 진도...참 아름다운 곳. 그곳...진도이다.
36명의 교육연수생은 유초중고 현직 교사들이었는데 음악과 국악에 대한애정이 깊은  멋쟁이들이다.  열심히 듣고 익혔다. 단소, 경기민요, 남도민요,정악과 사물, 선법, 강강술래 등 하루이틀에 익힐 수는 없는 국악실기를 전문강사진들에게 배우고 공연까지 감상했다. 운림산방과 신비의 바닷길도 바라보았다. 귀한 친구와 함께 있어 더 행복했던 진도.남도국악원. 숙소는 따뜻했고 전라도의 곰삭은 김치를 맛볼 수 있던 매 끼의 식사는 황홀했다.
국악에 인생을 걸고 매진하는 젊은  예인들은 너무 아름다왔고 존경스러웠다.
십 년 이십년 전만해도 국악인들이 고학력이 드물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전문성과 함께 고학력의 스펙까지 겸비하신 젊은이들이었다. 그 구성진 소리며 정열과 패기... 인내와 품성...
오래오래 마음에 담아둘 것이다.
교사로서 가장 행복한 날들이기도 했다. 이렇게 존중받아본 적이 언제 있었던가 싶은... 요즘 항상 공격받는 교사집단인데 우리들을  위해 빈틈없이 준비하고 훌륭하게 합숙연수를 해준 그들이 고맙다.
이 연수로 인해 나는 국악교육 음악교육에...더 큰 애정을  갖고 임하게 될 것이다.

'여행수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도)남도국악원  (1) 2018.01.27
11월 길상사  (0) 2016.11.29
감악산 출렁다리  (0) 2016.11.20
가을 나들이  (0) 2016.11.16
2016 제주  (1) 2016.09.16
오랜만에 덕수궁  (1) 2016.08.18
Posted by 잠만보만세